






Dear Azriel
디어 아즈리엘
Female
14세
143cm/ 35kg
“디에타시여,
감히 소녀가 여쭙니다…”

아주 시린 적막. 아이에게 처음 시선을 두었을 때 찾아오는 건 분명 그것일 테지.
하는 행동, 움직이는 몸짓마저 그 단어를 그대로 따왔다 하여도 무리가 아니었다. 달도 들지 않는 그믐밤, 고요한 언덕에 멀거니 꽂힌 차가운 암석 같은 분위기. 늘 무표정한 얼굴은 온기를 떨어트리고 굳게 닫힌 입은 돌의 경도를 단단하게 제련했다.
팔다리가 길게 뻗은 체형. 또래 아이들보다 작은 키와 몸집이었으나 그렇게까지 작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는 이 때문이었다. 언제나 소리를 죽여 조심히 돌아다녔으며 자세는 반듯하게 허리를 피고 똑바르게 앞을 보았다. 그러나 세세한 것까지 신경 못 쓰는 천성을 나타내듯 옷의 밑단은 항상 엉망으로 구겨져 있었다.
사자의 갈기처럼 흐트러진 은실의 머리카락은 정돈되지 못한 채였다. 곱슬로 붕 휘어진 머리카락을 관리도 하지 않고 되는대로 너저분하게 하고 다녔다. 아카데미 사람들 사이에서 ‘귀신같다’라는 평을 많이 들어 제 딴에 그 이미지를 탈피해보고자 노력했던 흔적, 바로 거칠게 땋은 옆머리와 대충 묶여진 검은 리본이 걸려있었다.
아, 그래도 말이다. 가끔 달은 고개를 내민다. 그믐밤을 헤치고 그래도 고개를 내민다. 아이의 눈동자는 그런 느낌이었다. 고요한 심상에 잘게 파동을 일으키는, 달을 닮은 황금빛의 눈동자. 비석처럼 굳게 선 아이에게 찾아볼 수 있는 한 떨기의 빛이었다. 그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하면 아마 아이를 쉬이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문신은 등에 위치한다. 검은색 십자가 모양에 잎사귀가 얽혀있다고 하는데, 자신의 문신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어 정확히 어떤 모양이냐 물으면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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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ity
성격
KEYWORD : 조용한, 똑부러지는, 내향적인, 허당.
“ … … .” : 조용한, 차분한, 무덤덤한
고요, 적막, 정적. 아이의 주된 성격을 표현해보자면 그런 단어들이다. 어느 한 부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인물 자체가 마치 그 단어를 타고난 듯했다. 구태여 쓸모없는 말을 혀 위에 올리지 않았으며 괜한 소리를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가끔 말이 많아지더라도 언제나 일정한 목소리로 차분함을 유지했다. 본디 성격이 조용한 탓도 있겠지만 조심스럽게 하는 행동이나 말하는 어투 등, 그러한 비언어적인 요소들 또한 아이의 성격에 일조하였다. 이를테면, 그래, 어쩌면 관조자 같은 느낌으로 세상을 가만히 쳐다보기만 한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차분한 성격과 더불어, 타인이 내보이는 감정에 크게 반응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늘상 하고 있는 무표정도 그러하고 제가 지닌 감정을 바깥으로 표출하지 않는 편이었다. 자신을 싫어한다고 해도 그렇군요, 하며 눈만 깜빡이곤 했다. 집안에서 하는 일 때문에 아주 어릴 적부터 그런 반응을 숱하게 보아왔으니, 타인의 부정적인 반응이나 어투에도 무뎌져 버린 거겠지.
“ 죄송하지만 소녀는 혼자가 편합니다. ” : 똑부러지는, 의견이 확실한, 소신 있는
조용하고 묵묵한 부분들 때문에 아이가 말주변이 없다 생각하면 아주 큰 오해이다. 언제였을까, 아마 나이가 두 자릿수가 되기 전이었을 것이다. 가족이 함께 모인 식탁에서 갑자기 어린이용 수저를 텅! 내려놓고 당당하게 당근을 먹지 않겠노라 선언했던 날이 있었다. 그때 아이의 부모님은, 아이를 의사표현 잘하는 자식으로 키웠다는 보람과 함께 쪼끄만 것이 벌써부터 저렇게 당차서 어쩌나 싶은 고민을 함께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커서 지금의 디어가 되었다. 제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이처럼 똑 부러질 수 있을까? 할 정도로 확실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소신이 있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에 있어 그렇다는 것이지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제 의견을 고집하는 일을 별로 없었다. 제 의견이 이렇더라고 - 말하는 것 이상으로 별 사족은 붙이지 않았다. 자기주장은 강하지만 그렇다 하여 강압적이지는 않은 사람. 소신 있게 발언하지만 그 이상으로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사람. 어쩌면 좋은 의미로 지극히 개인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었다.
“ 혼자가 편하다 … 고 … 관, 관심 주지 마세요. ” : 내향적인, 관심이 부담스러운, 노력하는
예상했던 것보다 사회성이 굉장히 없는 편이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논 기억이 얼마 없어서일까, 스스로 구석을 찾아 들어가는 일이 많았다. 타인과의 교류에서 그리 적극적이지 못했으며 되려 목석 마냥 그 자리에 꽂혀있는 편을 택했다. 자신에게 관심이 쏠릴 때면 저절로 입이 턱 닫혔고 타인의 시선이 제게 진득하게 붙어올 때면 은근슬쩍 그 자리를 뜨기도 했다. 싫다, 라는 생각보다는 지금까지 짧은 인생을 살며 이런 일이 많지 않아 반사적으로 도망간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누구나 처음 겪는 일은 당황스럽기 마련 아니겠는가. 아직 부담스러운 단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 한 달 동안 어떻게든 버틴 결과로 이젠 남에게서 도망 가지도, 입을 턱 닫아버리지도 않았다. 이왕 계속 봐야 하는 사이라면 더 나아지는 쪽을 택한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아이는 더 편하게 당신을 대할 것이다.
“ 관심에게 소녀 주지 마세요. 아, 아니, 소녀에게 관심 … . ” : 허당, 덤벙거리는, 성실한
똑 부러지고, 소신 있고,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고, 늘 근면 성실하며, 잔꾀도 부릴 줄 모르고... 그런 요소들을 전부 합쳐보자면 어딘가에 사는 잘난 모범생이 자연스럽게 연상되겠지만 실제로는 전혀 아니었다. 자기 자신의 앞가림 정도는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무색하게 아이는 제법 허당기가 심했다. 앞을 보며 걷다가도 자기 발에 걸려 엎어지고, 열심히 숙제를 해왔지만 범위를 다르게 표시하며 이상한 곳의 숙제를 하거나, 전날 준비물을 챙겼지만 다른 것을 챙기고, 말이다. 나름대로 매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지만, 천성까지 노력으로 덮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어떤 일에 대하여 뭔가 이상한 거 같은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하여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어코 그 일을 붙잡고 끙끙거리기의 연속이다. 미련하게 끝까지 붙잡고 결국 해내고야 마는 타입. 그리고 그 결과는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안타깝다. 그런 일들을 저지르고 나면 스스로도 부끄러운지, 무표정한 얼굴이 새빨갛게 익어버리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이처럼 아이는 나사 하나 빠진 듯한 행동으로 남들에게 보기와 다르게 구멍이 많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Etc
기타
하나, 디어 Dear
1월 30일 생, 외동. 입학 전 부모님 두 분과 함께 살고 있었으며 사이도 꽤나 원만한 편이다. 다른 가정보다 표현이 담백하다는 걸 빼면 매우 오붓한 가정.
레스의 북동쪽에 위치한 - 클라모르에서부터 꽤나 떨어진 산골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민이며 검소하게 생활했다.
둘, 아즈리엘 Azriel
마을에서 대대로 묘지기의 일을 해온 집안. 장례의 끝을 장식해주고, 무덤의 자리를 봐주고, 고인의 명복을 빌며 망자가 잠든 무덤을 지킨다. 역사가 유구하다거나, 이 업계에서 유명하다거나 … 그런 거창한 수식어구가 붙지는 않았지만 이것을 가업으로 삼음으로써 적당히 먹고살 수 있는 정도이다.
마을에서 이뤄지는 장례 후 절차(매장 등)를 도맡아서 했으며, 가끔 연고가 없는 이, 혹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용병들의 안식처를 무상으로 마련해주었다. 마을에서 가장 큰 산에 위치한 공동묘지를 관리하고 있다.
셋, 묘지기
부모님 두 분 다 묘지기이기에 디어 또한 아주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 묘지기의 일을 보아왔다. 부모님은 탐탁지 않아하는 것 같지만, 디어 본인이 자진해서 일하는 부모님의 뒤를 따랐다. 제대로 가르침을 받기보단 어깨 너머로 배운 상식, 잡다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는 하나 주변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사실, 묘지기라는 건 좀 으스스하지 않은가. 부모님보다는 디어를 향한 은근한 따돌림이 간혹 있었다. 정작 디어는 ‘별로 신경 안 써요. 그러니 소녀한테 신경 쓰지 마세요.’ 라며 혼자 지내기를 고수했다.
넷, 디노스
등에 있는 문신의 발현은 11세의 일이었다. 비가 많이 오는 1월의 중순, 묘지를 청소하러 갔다가 비를 쫄딱 맞았던 날.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던 도중 목욕을 준비해주던 어머니가 발견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아카데미에 가는 걸 반대했지만, 아버지의 적극적인 의견으로 열넷의 나이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러나 본인은 아직까지 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
다섯, 아트로파 아카데미
‘귀신같다’ 라는 평을 가장 많이 듣고 있다. 고향에서도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라 여전히 그러려니 하고 넘기고 있다.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감으로 착실하게 수업과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성적도 평범한 편. 존재감만큼 친구도 적다.
여섯, 독실한 신자
매일매일 아침 예배와 저녁 예배를 빠트리지 않고 참여할 만큼 독실한 신자이다. 신전에 들리는 것이 하루의 일과이자 당연한 이치인 것처럼 생활하고 있다.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전에도 매일 아침저녁으로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실제로 디에타신을 상당히 찬양하고 숭배하는 모양이다. 가끔 휴식 시간에도 신전 앞을 서성거릴 때가 있다.
일곱, 호불호
좋아하는 건 조용한 것, 예배, 비 오는 날, 아기자기한 물건들, 크림 스튜.
싫어하는 건 주목 받는 일, 디에타신을 욕보이는 것, 브로콜리와 당근.
여덟, 버릇
당황하거나 머쓱할 때는 제 양손을 깍지 껴서 꽉 쥐는 버릇이 있다.
또한 특이한 말버릇이 있는데, 스스로를 ‘소녀’라고, 상대를 ‘그대’라고 칭한다. 아마 잦은 예배로 버릇이 된 듯하다. 이외에는 누구에게나 평범하게 존댓말을 사용한다.
Stat
스탯
관찰력 : 2
도덕성 : 5
사교성 : -3
신앙심 : 5
Dinos
이능력
그림 리퍼
나는 밤의 요람으로부터 태어나
생의 이름을 받았으니
어둠을 이용하여 스스로만이 다룰 수 있는 커다란 낫과 망토를 만들어낸다.
낫과 망토의 형태 및 크기는 시전자의 의지를 따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다.
그 주변에는 언제나 암흑이 일렁이며 소녀의 몸을 마치 요람처럼 감싼다. 그 안에 있는 소녀는 생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니 존재를 과연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신께서만 알 수 있는 이름이겠다